[18대 대선 돌아보기]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이유는? 정치

답: 박근혜 당선인보다 적은 수의 표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뭐 임마?



죄송합니다; 다시 좀 제대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사실 이번 18대 대선의 결과는 어느 한 가지 이유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이미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고, 맞는 말들이 많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민주경제화/복지정책을 선점함으로서 정책간 차이가 별로 없이 후보간에 공약 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별로 없었고, 리정희 동무의 패악질로 보수층이 결집되었고 많은 이들이 투표장에 나왔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간의 단일화과정이 아름답지 못했기 때문에 중도층이 빠져나갔고, 유권자들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했고.. 다 맞는 말들이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모든 이유들이 나타났고 또 그것이 대선의 결과로 나타난데에는 그 기저에 한가지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이고, 그것이 선거 패배의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며, 이것을 고치지 않고 민주당에게는 앞으로 미래가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민주당이 "자신들은 선하고 옳은 민주세력이고 새누리당은 악하고 틀리고 청산되어야 하는 수구꼴통세력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혹은 적어도 그렇게 메세지를 유권자들에게 던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더 나아가 "자신들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생각없는 사람들이므로 계몽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배척되어야 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과 문재인 지지세력 또한 그런 메세지를 전체 유권자들에게 던졌죠.





1.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선악대결로 보고 있었다.

민주당 자신이 "우리가 정의다" 라고 생각하는 것과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역사의식도 없고 저능하고 무시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매도했다는 증거는 선거 초반부터 민주당 홈페이지에 민주당이 직접 올렸습니다.




민주당 대선생활백서


대선생활백서 1~8편 모두를 보기 위해서는 http://rabbitgom.egloos.com/3378029



이 글에서 나온 표현대로 "내가 믿고 생각하는게 무조건 옳은거고, 나랑 생각이 틀린 놈은 용납할 수 없는거고, 사고방식이 틀린 놈은 세뇌당한거고..." 이런 전제가 깔려있지 않으면 나오기 힘든 결과물입니다, 저 대선생활백서라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볼 수 없죠. 나와 생각이 다르다면, 그것이 왜 다른지에 대해서 치열하게 생각하고 논의하고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생각을 수정하고 타협하고 보완하고, 그래도 생각이 다르다면 그 때 가서 다수결에 물어보자는 민주주의에 입각한것은 없이, "우리와 생각이 다르면 왕따를 당할것이다," "같은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면 보지말자"라는 파시즘 적인 메세지부터, 상대방 진영은 사람 무시하고 힘만 앞세운다는 전제를 깔고 "그런 사람들은 무시하도록 선동할 것"을 주장하는 메세지와, "상대방을 지지하면 바로 욕부터 먹으며 왕따될것이다"라는 메세지까지 민주당은 던진 것입니다. 이런 메세지가 바로 민주당 공식 홈페이지에 버젓이 나왔다는 자체가 의미하는 것은, 민주당원들 자신들이 선하고 옳으며 새누리당은 악하고 틀렸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선거에 임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이 대선생활백서가 논란이 되자, 민주당은 홈페이지에서 해당 사진들을 내립니다.




18일, 선거 하루 전날 카카오톡을 통해 뿌려진 민주당의 투표독려 이미지


그러나 그 자세는 선거 막바지까지도 변하지 않았죠. "놈들을 응징해 주세요"라는 민주당이 평소에 가지고 있는 생각, 그리고 그 지지자들이 바라는 생각이 무엇인지 단편적으로 이야기해줍니다. 민주당의 선거전략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러한 생각을 기초로, 선거를 선악구도로 가져갔습니다.




여담으로, 이러한 "선악구도"의 전략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응집시키는데는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포지션을 강화시키는데는 도움이 됩니다. 보수층에서도 역시 이번 선거를 "대한민국 vs 反대한민국" 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었고, "애국보수 vs 종북좌빨"의 구도로 선거를 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지지층을 집결시키는 것이죠. 그러나 그것들은 새누리당의 공식적인 선거운동 방향은 아니었습니다. 대표적인 수꼴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의 활동을 새누리당이 환영하기는 했습니다만, 그것은 개인들이 모인 커뮤니티이지 새누리당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것은 분명히 했습니다. 그와 대조적으로 문재인 후보는 대표적인 친 민주당 커뮤니티인 MLB파크오늘의 유머클리앙에 인증을 하며 지지를 호소 했었지요. 이들 커뮤니티와 민주당의 직접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더라도 양당과 각 커뮤니티들간의 거리를 보여주는 면은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보수쪽에 가까운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와 진보쪽에 가까운 커뮤니티 클리앙에 대한 한 사용자의 논평입니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은 평이었는데, 비슷한 성격의 일베, MLB파크, 오유 등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디씨는 나도병신, 너도병신인데
클량은 너만병신! 인데 아닙니까!

너만병신! 이라는 태도는 민주당의 선거전략과 비슷하죠. 어쩌면 지지층이 그러한 성향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그런 선거전략을 내세웠을 수도 있지만요.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라는 요즘 유행하는 인용구처럼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 임한 자세는 지지자들이 원하는 방향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우리나라 제1야당으로써, 지지자들이 원하는 것만 충실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옳은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생각하고, 선거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국민대통합"을 통해 어떻게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선거운동 방향을 잡았어야합니다. 특히나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중도층의 표가 필요한 이번선거에서는 더더욱 그랬습니다. 
자신이 선하고 옳다고 믿는것 까지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만이 옳고 남들은 틀렸다고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순간, 그리고 그걸 남들에게 집단적으로 강요하는 순간, 그것은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는 그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2. 중도층은 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이나 똑같다고 봅니다.


열린우리당 시절만 해도 그랬습니다. 17대 국회에서 과반을 잡은 열린우리당은, 그 이전에 그들이 그토록 싫어하고 반대하던 날치기 상정을 바로 자신들이 해버리죠 (참조링크). 한미FTA와 제주해군기지 역시 모두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것인데 (참조링크 1, 2), 실용정부에서 비준과 공사를 시작하려하자 몸으로 저지했죠. 정책은 같은데 달라진 것은 민주당의 행동뿐이었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이 쌓이면서 결국 많은 수의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선하다고, 신뢰할만하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난 4월 총선 이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신뢰도'에서는 새누리당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참조링크). 

지지정당이 없는 33.9%의 중도층에게는 민주당이 사용하는 선악대결은 먹히지 않습니다. 영화 인셉션 에서도 나왔듯이(ㅋ), 부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생각보다 각인이 잘 되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지지자결집을 위해서 상대방이 나쁜 세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그보다 33.9%의 중도층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민생에 직결된 이야기를 하고, 자신들이 집권하면 어떤 점이 더 나아질 수 있는지 희망을 줬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찌되었던 국회 과반을 이미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협력해서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줬었어야지 "누가 더 나쁜놈인가"의 대결구도로 끌고가서는 안되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자신들이 선하고 상대방은 악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얼마나 악한 대상인지를 계속 이야기하면 유권자들이 자신들을 믿어줄 것이라 생각한듯 합니다. 자신들의 정책이 어디가 더 낫고,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아니니 우리에게 투표를 했을 때 당신에게 정확하게 어떠한 이득이 더 돌아온다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방을 손가락질 하면서 "쟤네들이 이렇게 악한 애들이에요"라고 이야기하기 바빴습니다.


구글트렌드 분석 (출처)
결국 선거는 박근혜 후보 이야기만 하다가 끝이 나죠.



물론 네거티브 공방은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NLL 발언록 이야기도 국감 때 튀어나왔고, 선거초반 새누리당은 문재인 후보가 2004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일 당시 나이를 속여 이산가족상봉을 했다고 주장하였고 (참조링크), 새누리당의 공격은 아니었지만 문재인후보의 선거광고에 나온 의자, 안경, 옷의 가격등을 들먹이며 저급한 네거티브가 나왔었죠 (참조링크). 선거운동기간에도 계속되어서 종북세력과의 연대등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참조링크).

하지만 민주당측의 네거티브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의자 등이 논란에 일자, 박근혜 후보의 의상에 대해서 네거티브를 시도했었고, 박근혜 후보 일가의 재산이나 동생 박지만씨의 건물임대에 대해서도 공격했고 (참조링크), 상대의 네거티브에 대해서는 '너네도 똑같지 않느냐'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참조링크), 지속적인 네거티브를 했었습니다. 모든 방송에는 대본이 있기 마련이지만 토론회 대본을 가지고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비방하기도 했죠 (참조링크). 선거 막바지에 나온 굿, 신천지, 아이패드, 김정남관련뉴스, 문자조작 등도 있고요 (참조링크).

이러한 네거티브들은 12월 중순 이전에는 통상적인 선거유세기간에 나올만한 네거티브라 별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안철수씨가 후보 사퇴를 한 이후에 갈렸습니다. 새누리당은 (네거티브할게 떨어져서인지) 어찌되었던 표면적으로는 네거티브를 자제하고 안철수씨를 지지하던 중도층을 잡기 위해 노력했던 반면에 (참조링크), 민주당은 자신들에게 성공을 가져와주었던 전략을 그대로 계속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문재인 후보는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말이지요 (참조링크). 중도층에게 있어서 이러한 네거티브 공방과 후보의 언행불일치는 그 자체로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투표장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방이 계속된다고 그것이 민주당의 지지로 이어지지도 않습니다. 일부 새누리당이 더 나쁘다고 생각해서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만큼 민주당에 대한 네거티브에 대한 반응으로 새누리당으로 돌아서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네거티브 자체보다 더 문제가 된 것은 네거티브를 사용하는 민주당의 자세였습니다.




3. 민주당의 이중잣대가 중도층의 등을 돌리게 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정의를 세우기 위해 약간의 불의는 상관없다"라는 자세였습니다. 민주당 자신이 '선'이라고 믿고 있으면서 왜 '선'한 행적은 없느냐고 공격을 당하면, 민주당의 답변은 '우리는 괜찮다' '사소한 일이다' 등으로 피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잘못을 상대방이 했을 때는 용서없었죠. 왜냐하면 상대방은 거대한 악이었으니까요. 




정봉주 전 국회의원, tVN 끝장토론에서


민주당의 전 국회의원이 가진 생각입니다. 민주당 지지자들도 이 말을 듣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곤란합니다. 왜냐하면 새누리당 지지자들이나 중도층이 보기에 이러한 생각이나 자세는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이중잣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역풍으로 작용했던, "국정원 직원 선거여론조작 의혹" 사건입니다. 민주당원들이 국정원 직원을 1주일간 감시/미행하면서, 오피스텔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주차한 차에 사고를 내고, 경비원에게 사고냈다고 차주에게 알려달라고 해서 주소를 알아낸 일이 있었습니다. 경찰이 한 것도 아니고, 민주당원이 고의로 사고를 내고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것을 공익적 목적이라고 경미한 범죄라고 치부하고 "정의실현"을 위해 넘어가자고 하는 것은 전혀 정의롭지 못한 행위입니다. 더군다나 영장을 신청할만한 증거나 합리적으로 범죄가 의심되는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못한 채로 말입니다. 선거도 끝난 마당에 민주당이 왜 이 국정원 직원을 의심하고 쫓아다녔는지 그 이유가 밝혀질 일은 없겠지요.

이러한 자세를 가진 정당에게 정권을 맡겨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보수층 결집을 불러일으켰고, 중도층이 박근혜 후보로 기울게 만든 이유였을 것입니다.





4. 중도층은 박근혜 당선인에게로 이동했다.


이번 18대 대선은 이런 구도로 시작을 했었습니다.
지나치게 간략화된 스펙트럼2: 문재인 -- 안철수 - 박근혜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보자면 이정도 였다고 봐야죠.
조금은 덜 지나치게 간략화된, 그러나 여전히 지나치게 간략화된 스펙트럼3:
종북좌빨--------------------------------------------문재인---------안철수----박근혜----------수구꼴통
통합진보당---------진보신당------------------------------민주통합당----------새누리당------한나라당(?)


몇몇 이슈들만 빼고 본다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르게 보실 분들도 있겠지만, 최소한 좌우측의 거리가 아닌 위치만 놓고 보고, 거기에 동의하신다면 이 글을 읽으시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여기에서 유권자들에게 던져진 고민은 문재인과 안철수와 박근혜 간의 거리가 매우 좁았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경제민주화 이슈와 복지문제를 박근혜 캠프측에서 먼저 들고나옴으로써, 정책적인 면에서 세 후보간의 차이가 대동소이했습니다. 실제로는 차이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부각되지도 않았었고 유권자들에게 다가오지도 않았죠.

그래서 처음에는 결국 각 후보가 가진 이미지대로 각 계층의 유권자들에게 어필이 되었습니다. 크게 보면 보수층은 박근혜 후보를, 진보층은 문재인 후보를, 그리고 중도층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형세였죠. 3자대결 여론조사에서도 보면 비슷하게 나옵니다. 대략적으로 30%씩 나눠가졌었죠.

그 와중에 안철수씨가 후보 사퇴를 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단일화 과정에서도 민주당이 보여준 문제가 많았는데 그건 나중에 다루기로 합니다)



지나치게 간략화된 스펙트럼2: -------- 안철수 - 박근혜
만약 여기에서 문재인 의원이 사퇴하고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가 되었었다면,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의원의 지지자들까지 모두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진보층은 안철수를 지지할 수는 있어도 박근혜를 지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그냥 간단히만 놓고 보자면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나치게 간략화된 스펙트럼2: 문재인 ----------- 박근혜
하지만 안철수가 사퇴하고 이렇게 되었죠? 그럼 이제 중간에서 안철수가 가지고 있던 표들을 양쪽에서 끌어들이는 형태가 됩니다.

지나치게 간략화된 스펙트럼2: 문재인 ----------- 박근혜
민주당이 원하는 형태는 바로 위와 같은 형태였겠죠. 자신들이 더 많은 중도층을 가져오는. 거기에다가 사퇴한 안철수 씨가 직접 유세지원도 해줬고 자신 있었을것입니다.

지나치게 간략화된 스펙트럼2: 문재인----------- 박근혜+++
하지만 결과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자세 때문에 상당히 많은 안철수 지지자들이 이탈해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단일화 이후에 박근혜 당선인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투표장으로 나오게 했을 뿐 아니라 중도층에서도 어느정도 자신의 편으로 흡수를 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의원은 그러지 못했죠.



과연 중도층/부동층을 문재인 후보가 흡수하지 못한것인가? 그것에 대한 직접적인 여론조사 등은 없습니다만 (민주당이 진정성을 가지고 왜 이번 대선에서 실패했는지 알고 싶다면 이런 여론조사를 해볼 수 있겠죠), 기존에 실시되었던 여론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어느정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부동층은 대부분의 경우 박근혜 후보에게로 갈까말까를 움직였지, 문재인 후보를 향해서 움직이지는 않았습니다.

참고링크: http://whitedwarf.egloos.com/3912253

SKY樂님의 블로그 포스팅에 있는 자료입니다. 부동층 비율에 40%를 곱하고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과 비교해본 것입니다. 회색의 부동층이 늘어나면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부동층이 줄어들면 지지율이 늘어나는, negative correlation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시 같은 부동층과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비교 그래프입니다. 여기에서도 초반부 특히 10/9~10/16 부근에서 negative correlation은 보입니다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과 부동층 비율만큼 negative correlation이 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짜별로 비교를 해본다면, 부동층이 늘어나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날이라고 해도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11월27일 이후의 선거 막바지를 보면 부동층은 점점 줄어들고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올라가는데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여론조사기간 끝부분에 지지율이 올라가는건 안철수씨의 선거유세 동참때문으로 보입니다.

결국 상당수의 부동층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거나 아니면 그대로 부동층으로 남아있거나였고, 민주당이나 문재인 후보로는 흡수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2월 10일 이후 안철수씨가 유세를 같이 시작하면서 지지율이 상승하긴 했으나, 어차피 중도층은 자신의 생각대로 투표를 하지, 남이 어떻게 투표해달라고 지지해달라고 부탁한들 그걸 그냥 듣지 않습니다. 안철수를 지지했던 것도 자신의 생각이고, 후보 선택지가 사라지면 남아있는 후보들 중에서 또다시 자신의 생각대로 결정할 뿐입니다. 중도층이란 그런 것입니다.


이 부동층의 이동 이유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역시 저는 그 기저에 깔려있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민주당이 자신들은 선이라고 믿고 상대방은 악이라 믿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laystall @laystall

멘붕한 나와 당신에게 보내는 만화 한 자락.




위 링크의 만화는 꽤 재미있는 시사점이 있는 만화인데 (장년층 유권자들의 박근혜 당선인 지지이유는 전체 동의하기 힘들지만요), 이 만화에서도 민주당의 이러한 선거전략이 중도층을 떠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5. 앞으로 민주당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딴지일보 [정치] 대한민국의 뒤통수 (6) - 이 땅에 복지는 가능한가라는 글에서의 인용입니다.

"정치경제적으로 보수 세력들과 거의 차이도 없는 민주당이 이데올로기적 사기를 치는 데 더 능란하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보수 세력'과 자신들과의 차이를 오로지 '선'과 '악', '수구' 대 '개혁', '부패세력' 대 '양심세력'으로 프레임 짓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자신들이 '선'이고, 무엇을 했기에 자신들이 '개혁'이며, 자신들이 어떻게 해서 '양심세력'인지는 정작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러다 보니 선거 때에는 국민들의 실생활과 관련된 본질적인 사안 대신 오로지 상대방을 나쁜 새끼로 만드는 스캔들을 주요 쟁점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





"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답보만 계속한 근본 원인은, 야권 지지자들이 이런 타성적 인식하에 '한나라당'(새누리당)이라는 '절대악'을 상정하고 그들을 이겨야 한다는 절대적 명제 속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현실세계에 그런 정치적 절대악의 존재는 없다. 내가 이기적인만큼 상대도 이기적이며, 내가 진정성 있는 만큼 상대방 역시 진정성 있는 존재다.

김대중이 민주주의에 대해 진정성이 있던 만큼이나, 근대화에 대한 박정희의 열정 역시 누구 못지않았다. 김대중이 직선제를 통해 권력욕을 채우려 했던 만큼이나 박정희 역시 산업화를 통해 자신의 권력 기반을 다지려고 했던 것이다.

...중략...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닥치고 정치]에서 역시 '무학의 통찰'로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마음은 한정된 자원"이라는 말이다. 듣고 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일만한 내용이다. 비록 그의 입장에선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이라는)비슷한 곳에 여러 번 나눠줄 만큼의 여력이 없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내가 볼 때, 이 통찰이 적절하게 인용될 곳은 따로 있다. 야권진영은 '한정된 자원인 마음'을 '허수아비 공격'을 하는데 남용하였고, 자신들만 갖고 있다고 믿는 '진정성'을 옹호하는데 탕진했다. 그 결과 우리의 현실은 남루해지고 마음은 공포와 증오로 가득 차 있게 되었다."



앞으로의 3년반은 매우 중요한 기간입니다. 민주당의 역활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입니다.

3권분립의 기초가 되는 입법부와 행정부 그리고 사법부 중, 입법부와 행정부의 힘은 거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한 명에게 집중되었다고 보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총선, 한나라당의 대위기라고 평가되던 때,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 하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까지 변경해가며, 국회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그 국회 과반을 이끈 인물이 바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과반의 국회를 가졌던 때와는 다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안에서의 영향력보다는 대중적 인기를 이끌고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로 경선에서 승리했었고, 대선 당시에 친이/친박으로 나뉠만큼 당을 하나로 묶지 못했었고 안에서 세력이 갈렸지만, 현재 새누리당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로지 박근혜 당선인의 절대적인 영향력만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입법부에서 정부의 견제를 해낼 수 있는 역활은 제1야당인 민주당 밖에는 없습니다.
민주당이 빠르게 대선패배의 원인을 생각하고 고쳐야 할 점을 고치고 변해서, 증오의 대상이 아닌 더 옳은 길로 나아가기 위한 정당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속이 썩어가는것 같더라도 인정해야합니다. 자신들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잘못되었다고. 자신들이 이중잣대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었음을 인정하고 반성해야합니다. 자신들이 가진 진정성만큼 상대방도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해야합니다. 자신들의 지지자들에게도 더이상 선악대결로 보지 말 것을 요구해야합니다. 시대가 변했음을 깨달아야합니다. 더이상 '너만병신!'을 외쳐서는 안됩니다. '나도병신ㅠ'임을 인정하고, 서로 병신되지 않아보자 생각하고 이야기해야합니다.

지금 현실에서 민주당이 변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정치가 변할 수 없습니다.

제발, 민주당은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사과하고, 반성하고, 변해서, 대한민국의 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정당이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민주당, 제발 이렇게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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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컨버스 2012/12/27 18:09 # 답글

    추천!
  • ㄴㄴ 2012/12/27 18:11 # 삭제 답글

    오유에 링크 된 만화는 세번봐도 공감이 안가는군요. 뭔가 잘못짚은 느낌..
    아니 사실 세번봤지만 계속 보다가 그만두게 됨.. 뭔가 핀트가 어긋났어...
    그냥 한발자국 물러나서 바라본척 할뿐이란 느낌임..
  • 김우측 2012/12/27 22:42 #

    50대 투표의 결과에 대해서 이해하고 싶었지만 결국은 하고 싶은 말이 50대 개새끼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느정도는 근접했습니다. 조금 더 가면 될거라고 봅니다.
  • 남가월가 2012/12/27 18:16 # 답글

    오유쪽만화는 일부는 시사점으로받아들일만하나
    전체적인 흐름과내용은...(이만생략합니다...)
  • 김우측 2012/12/27 22:42 #

    50대 투표의 결과에 대해서 이해하고 싶었지만 결국은 하고 싶은 말이 50대 개새끼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느정도는 근접했습니다. 조금 더 가면 될거라고 봅니다.
  • Masan_Gull 2012/12/27 18:28 # 답글

    저 맨 첫짤ㅋㅋㅋ
    저거 합성인가요?
  • 김우측 2012/12/27 22:42 #

    전혀 아닙니다. 워터마크도 있지만 뉴시스 보도자료입니다. ㅎㅎ
  • 이글 2012/12/27 18:48 # 답글

    노오란 그분 대선 광고를 오랜만에 봤는데
    그때랑 똑같이 했어도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플라잉휠 2012/12/27 19:15 # 답글

    정말 멋진글이네요. 잘봤습니다
  • 한국 짱 2012/12/27 19:45 # 답글

    요즘 들어서 드는 생각이지만, 민주당이 과연 대선에서 이길 생각이 있었을까? 라는 의문조차 듭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멍청한 짓만 골라 할 수 있을까...싶을 정도예요
  • 김우측 2012/12/27 22:43 #

    저는 나름 진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문제지만요 -_-;
  • ghistory 2012/12/28 00:18 # 답글

    '역활'→'역할'(2곳).
  • 김우측 2012/12/28 09:30 #

  • 아 싫다 2012/12/28 09:44 # 삭제 답글

    민주 통합당 사이트 가보세요

    아직도 준동하는 광신도 무리가 있답니다

    이들은 이번 대선 무효를 주장하고

    새로이 선거를 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이가 없는게 아니라 혐오스럽고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저들은 지지를 하는게 아니라 발작을 하고 있습니다

    광신도 몇이서 선거가 무효이고 부정한 선거니 수개표를 하라는 둥

    이번 선거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선거를 새로 해야 한다

    이건 가위바위보 게임 졌으니 삼세판 하자는 코찔찔이 초딩 보다 더 못한 젖먹이적 사고입니다
  • 그웬 2013/03/17 15:47 # 삭제 답글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잘 적어주셨네요.
    제블로그로 소중히 담아가겠습니다(__) 감사합니다
  • 아는척하는 북극여우 2013/03/23 01:46 # 답글

    민주당 대선패배원인 ... 불안한 안보의식 땜에진거다...국민들은 다아는데..민주당만 모르는듯..아니면 알면서 모르는척 하는건지...진보논객이나 민주당의원들 tv 나와서 패배원인 분석해서 말하는거보면...속 터져~~답답해서.. 문재인이 대선기간중에 튼튼한 안보 내세웠으면...당선돼/ㅅ을듯.. 민주당!! 잘들어 먼저 인정하는법 부터배우고 정치해라~~박근혜정부 비판하기전에~~ 너 나 잘 하세요!! 참고로 나전라도~~ 민주당 골수지지팬이였다 이번대선전까진~~~ 앞으로도 절대 민주당 안찍는다 !!! 종북세력과 끼리 끼리 잘해봐라
  • 곰돌군 2013/12/13 14:26 # 답글

    1년이 지나서 다시 이글을 봅니다.





    ....망했어요 민주당.
  • Cene 2014/12/03 01:34 #

    +1.

    민주당이 사라졌습니다 ㅎㅎ
  • ㅇㅇ 2015/10/02 00:44 # 삭제 답글

    하지만 오유에 걸린 만화도 결국 우리들은 존나 깨어있는 시민이고 50대 이후 사람들은 멍청하다는 걸 기본 전제로 깔고있음. 좌파쪽 애들이 선민의식이 좀 많은 것은 이해하지만 중도층에서 볼때에는 그것만큼 역겨운건 없음.

    특히 내 주변에는 저런 역겨움 때문에 1번은 안찍더라도 2번은 안찍는 애들 꽤 있음. 혹은 2번찍는 애들은 자기들 특유의 선민의식을 맨날 전파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많이 역겨움.
  • ㅇㅇ 2015/10/02 00:44 # 삭제 답글

    하지만 오유에 걸린 만화도 결국 우리들은 존나 깨어있는 시민이고 50대 이후 사람들은 멍청하다는 걸 기본 전제로 깔고있음. 좌파쪽 애들이 선민의식이 좀 많은 것은 이해하지만 중도층에서 볼때에는 그것만큼 역겨운건 없음.

    특히 내 주변에는 저런 역겨움 때문에 1번은 안찍더라도 2번은 안찍는 애들 꽤 있음. 혹은 2번찍는 애들은 자기들 특유의 선민의식을 맨날 전파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많이 역겨움.
  • 새콤달콤사탕 2017/05/15 17:05 # 삭제 답글

    이 글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어 봅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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