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3월 13일
나는 갈등한다.

대학교에 진학해 오니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중에는 나중에 커서 정치를 하겠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들 중 하나는 나와 절친한 친구였고, 나는 그녀석이 정치를 하려는 것을 알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하였다. 그런 썩은 정치판에서 이녀석도 언제나 지금같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내가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정치판의 영향을 받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사들은 정부에서 정해놓은 터무니 없이 낮은 의료수가에 묵묵히 일을 하고 있고, 똑바로 되지 못한 의료보험은 조금만 큰 병이나 부상을 당하면 그다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월급을 받는 입장이 되면 원하지 않더라도 국민연금이라는 목적아래 일정부분 돈을 떼이게 된다. 이 밖에도 열거할 수 있는 것들은 아마 산더미 같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2004년 3월 12일이 왔다. 자유민주주의의 나라라고 배웠던 우리나라 정부는 집단 이기주의에의해 대통령마저도 탄핵 가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억지도 자신의 세력이 많을 때 밀어붙이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얼마나 썩어있는지, 얼마나 칭얼대는 어린아이같은 사람들이 자신들은 국민의 대표자라며 거들먹거리며 지금까지 정치를 해왔는지 분명히 알게 해주는 날이었다.
이 일은 앞으로의 나의 인생에 커다란 변화를 줄 사건이다. 그리고 나는 현재 갈림길에 놓여있다. 저런 바보같은 아저씨들이 정치한다는 그런 나라, 휙 짐싸들고 마음버리고 떠나서 조용하고 복지시설 잘 되어있는 나라에서 바다건너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마음껏 조롱하며 살 수도 있다. 그렇지 않고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며 저따위 썩어빠진 정치판에 직접 들어가 밟히고 채이고 물어뜯으며 싸워서 정치판을 조금이나마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바꿔놓으려 할 수도 있다. 이미 이 둘 이외에는 내가 살아갈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곧 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외국인으로 변신하여 편하게 살아가느냐, 한국인으로 남아 더러운 꼴을 보느냐.
2004년 3월 12일. 나는 이 날을 평생 잊을 수 없을것 같다.
덧. 한국에 남을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근묵자흑이라, 그 썩은 정치판에 오염되면 어쩌나 싶은 것이었지만 생각해보니 그리 걱정할 것은 없을것 같다. 나라는 인간은 원래 엄청나게 사악하고 교활한 인간이니까. 아니지, 오히려 내가 정치판을 오염시키는 것은 아닐까..
# by | 2004/03/13 16:13 | 감성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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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아예 10대때나 그 이전부터 온 친구들은 신경을 아예 끊고 살더군요. 어찌보면 부럽기도 하고요.
leiness님. 뭐 전 15살때 미국으로 처음 건너왔고 지금까지 살고 있지요. 애국심이라곤 개뿔만큼도 없는 놈이거든요. 과연 어떻게 될까요..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