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사건의 재구성, 우리 정부가 자초한 북한 핵 위기

내가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칠 때, 나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그다지 좋은 선생이 되지 못했었다. 그 이유는, 수학문제 하나를 풀 때, 5단계의 스텝을 거쳐서 설명해주면 모든 절차를 다 보여준다고 했을 때, 나는 주로 1,3,5단계만 보여주며 설명해서 풀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솔직히 그정도는 건너뛰면서 설명해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인데, 실제로는 많은 수의 학생들이 건너뛰는 단계들을 따라오기 힘들어했었다. 그래서 나는 별로 좋은 선생이 되지 못했었는데, 이런 문제가 블로그에서 글을 적으면서도 가끔 나온다. 이것과 저것만 설명하면 독자들이 이해해줄 것이라 믿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이다.

udis님은 구라의 달인, 관계 땅동관 선생, 또 구라치시다. 이 글에서 우리나라 정부가 북핵실험에 대응한 것이 적절치 못하다고 했다. 이유는 "한국이 북핵실험이라는 문제에 대해 완전히 소외되어버린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며, 한국이 소외되어있었지 않고, 미국에게서도 북핵실험에 대해서 통보를 받았다고 하자,

Commented by udis at 2009/05/26 17:48
오늘 보니까 미국한테 통보 못 받은 거 거의 기정사실화 됐던데요?
Commented by udis at 2009/05/27 15:57
핵실험 후에 통보해주면 뭐합니까?
이렇게 물어왔다. 그래서 쓴 글이, 잡소리를 끊으며. 였다. 이 글이 그리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udis님은 이 글이 의미하는 바를 여전히 모르고 있다.

내가 저 글을 쓴 의도는 다음과 같다.
1. 국내 정보기관에서 인식한 정보를 국내 정책결정자에게 전달하는데만도 24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정보확인차 필요한 절차이기에 현재 이상 빨라지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2. 미국에게 핵실험 24분 전에 통보된 것이 24분 이내에, 즉 핵실험 이전에 한국에게 통보되는 것은, 그러므로 불가능하다.
3. 따라서 핵실험 이전에 미국에게서 핵실험에 대해서 통보받지 못했다는 것을 이유로 한국정부의 대처가 무능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
4. 미국정부는 한국정부에게 통보를 해주었다. 따라서 한국이 소외되어있었다고 비난하는 것 역시 부당하다.

그 이후 부연설명을 붙이자면,
5. 미국정부가 한국정부에 알려준 시각을 확인할 수 있다면, 그 시각이 빨랐느냐 늦었느냐에 따라서 한미정보공유체계의 상태가 건강한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는 있겠지만, 시각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정보공유가 빠르게 되었는가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비난을 할 수도 없다.
6. 통보가 되지 않았다면 한미정보공유체계에 문제가 있다고도 할 수 있으나, 일단 통보가 되었기 때문에, 적어도 한미정보공유체계는 작동중이라고 볼 수 있다.
7.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북핵실험이라는 문제에 대해 완전히 소외되어버린 상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북핵실험에서 정부대처가 잘못된 점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 얘기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소외되었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만약 udis님이 계속 한국정부의 대처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럼 어떻게 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인지 얘기해주면 줗겠다.





또한 정보 유출에 관해서 udis님은 내 글을 가져오긴 했지만, 정작 일부분은 가져오지 않고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쓴 글을 또한번 반복할 수 밖에 없다.

"한 번 정보 유출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면 다음부터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단속을 해야 할 책임이 정부에는 분명히 있다"라고 udis님이 쓴 부분은 옳다. 그러나 그 위의 글에서 내가 적은 부분은 그러한 단속 자체가 그리 쉽지 않을 뿐더러, 일부 부분에 있어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부분도 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선 안되겠지만,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기자들에게 정보를 흘리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일은 당연히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고, 해당 국회의원의 처벌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만약 그 국회의원이 정보를 유출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현실적으로 그것을 막을 방도는 내가 아는 한은 없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정보유출에 대한 책임은 현 정권에게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에 대한 비판은 타당하지만, 그렇다고 현 정권이 이전정권보다 특출나게 무능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이전 글에도 적어놓은 바 있다.

"두번째로, 미국의 첩보에 근거해서 나온 정보가 공개되는 일은, 이전 노무현 정권때도 있었다. 그 빈도와 중요도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그리 큰 차이가 있지 않다. 옛날에 새던 바가지, 지금도 새는 꼴이다. 미국이 여기에 대해서 항의하는 것도 옛날과 다르지 않다. 다만 그것이 언론에 공개되느냐 안되느냐의 차이이다. [주4.]"

그러면 왜 지난 정권때는 언론에 공개가 되지 않던 것이 이제와서 공개가 되느냐 더 큰 문제니까 그렇지 않느냐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며, 다른 시각으로 해석을 해보자면, 지난 정권때도 신나게 정보유출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번에 와서 더이상 참을 수 없어 언론에까지 공개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유출이 계속 일어나는 것을 단속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라고 비난한다면, 그것은 이명박 정권 뿐만 아니라 이전 노무현 정권까지 포함해야 한다. 잘못하는 것이긴 하지만 한놈만 특출나게 못하는게 아니라는 소리다.






udis님이 "sonnet님의 '2차 북핵위기를 돌아보며'에 대한 단상"같은 글에서 적절한 근거가 되는 자료를 가져와서 이야기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트랙백한 글의 말미에서 보이는 것 처럼, "분위기를 보고 추측"한 것을 기정 사실인양 얘기하며 주장하고, "물론 가장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지도 않았다."라고 하면서 "아서 브라운은...북한이 핵을 보유한 채 미국과 관계를 맺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지만, 가장 일어날 확률이 있는 시나리오이다...라는 점을 밝혔고"라고 적는, 자신의 기존 생각에 자료들을 끼워맞춰서 올바르지 못한 가정에서 올바르지 못한 주장을 계속하는 것은 그른 일이며, 지성있는 사람이 할 만한 일이 아니다.

udis님은 또한 자신의 생각에 맞춰서 다른 글을 읽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현 정권의 대응이 "보고체계 전달과정이 잘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옹호"하지도 않았으며, 현 정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상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전쟁을 바라지 않는 점은 마찬가지이다.

udis님과 나의 다른점 두가지라고 한다면, udis님은 어찌되었던 현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고 싶어하지만, 나는 이명박 정권이 잘못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잘못했다고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이 말은 이명박 정권이 잘못한 것이 없다거나 전부 다 잘하고 있다거나 하는 소리는 아니다). 또한 나는 북한이 원하고 달라는 것을 다 주면서 자극하지 않고 달래가며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반면, udis님은 북한을 자극하고 대결구도로 몰고가는 것이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두번째 다른점에 대해서라면 계속해서 대화를 할 수도 있지만, udis님이 글을 적을 때, 위에서 밝힌것과 같이 잘못된 가정과 근거에 기초에 계속해서 잘못된 주장을 한다면, 아마도 대화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덧. 트랙백한 글은 글의 제목처럼 "우리 정부가 자초한 핵위기"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현재 북한의 핵실험이 일어난 상황이 어찌 되어 여기까지 왔는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그것은 초기에 udis님이나 내가 한 이야기의 범위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는 일이다. 그 부분은 현재 sonnet님이 쓰시는 글들에서 어느정도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by 김우측 | 2009/06/21 21:41 | 정치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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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海凡申九™ at 2009/06/21 22:01
어째 조선신보와 비슷한 주장을 하는 저 분의 모습에 정녕 저 분의 국적이 어딘가 의문스러울 때가 있죠
Commented by 스타라쿠 at 2009/06/22 18:34
당신은 참 염치도 없군.
Commented by 항해자 at 2009/06/22 19:47
당신은 참 염치도 없군.2

리플 다는 내 손이 아깝구나.
Commented by 海凡申九™ at 2009/06/23 00:29
항해자 , 스타라쿠//

풉...
Commented by 한뫼 at 2009/06/21 23:07
저분이 그분이군요.
Commented by 김우측 at 2009/06/22 20:35
넵.
Commented by 로무 at 2009/06/22 00:06
그러나, 지금 이 글 자체도 좀 약오르는 글이란 것은 사실이지... 상세한 이유는 생략한다ㅋㅋㅋ
Commented by 김우측 at 2009/06/22 20:36
크크크 상세한 이유는 알듯하군요.
Commented by at 2009/06/22 02:06
udis 님에 관한 평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만, 대북 정책의 전제에 관한 부분은 아무래도 udis 님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힘으로 길들이기' 라는 것이 잃을 것은 별로 없고, 자존심 하나만은 더럽게 센데, 확 돌아버리면 이쪽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상대에게 쓰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높은 방식이니까요.

솔직히 자칫 잘못해서 수도권이 쑥대밭이 되면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국민국가 대한민국의 앞날은 급격하게 우울해질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강경론 운운하는 분들은 위기의식이 현저하게 결어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시각과는 달리 평화론자들이 위기의식이 결여된 것이 아니고 말이죠. 북한에 대한 미묘한 경쟁의식이 위기의식을 마비시키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던데, 대체 북한에 대해 우위성을 과시해봐야 뭐 그리 대단한 정신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을런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름 성공해서 중소기업 사장 정도 위치는 잡은 사람이 옆집에 사는 동네 양아치가 깐죽거리는 것을 그냥 두고 못 봐서 기어이 무릎을 꿇린 다음 내가 더 잘났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은 모양인데, 헛돈과 헛힘 쓰고 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적당히 못 이기는 척 푼돈 좀 쥐어주고, 대신 큰 사고는 못 치도록 밀고 당기기 하는 것이 세간의 상식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물론 국가 간의 관계란 좀 더 복잡미묘하긴 하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니 큰 밑그림은 다 거기서 거기더군요.

체임벌린과 히틀러 이야기도 할 필요도 없죠. 유화책이 뜻대로 먹히지 않은 비교적 최근의, 최대 규모의, 최악의 사례이긴 합니다만, 유화책이 잘 먹힌 사례는 그 이상으로 찾아볼 수 있고, 강경책이 불러온 최악의 전쟁들은 굳이 하나의 상징적인 에피소드를 꼽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지천에 널려있으니 말이죠.
Commented by 김우측 at 2009/06/22 20:39
다르게 볼 수도 있습니다. 동네 양아치가 중소기업 사장에게서 몇 푼 삥뜯은 이후, 동네의 평화를 담보로 조금씩 삥을 더 뜯으려고 하는 상황일 수도 있지요. 힘의 관계란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체임벌린과 히틀러 이야기를 꺼내신 것은 흥미롭습니다. 특히 방금 읽은 책이 "히틀러의 외교정책"이라는 책이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유화책이 잘 먹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방금 언급한 책에 의하면, 서로와 전쟁을 벌이고 싶지 않던 쪽은 히틀러쪽이었으니 말입니다.
Commented by 항해자 at 2009/06/22 19:51
정보유출이라면 월간조선에서 간혹 볼 수 있었조. 월간조선 구독하다보면 가끔씩 이런 기사가 나서는 안 된다는 느끼는 기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Commented by 김우측 at 2009/06/22 20:36
의외로 월간지들이 좋을 때가 있습니다..
Commented by maxi at 2009/06/22 21:00
시사 월간지 기사들이 원래 신뢰성을 담보하기 힘든(나중에 구라로 밝혀지기도 하는) 기획기사나 르포 기사가 많이 올라오기 때문에 국방정책의 뒷 이야기(혹은 뒷담화, 후임자 까기) 가 매우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90년대 중반에는 일례로 순항미사일 발사시험 사실이 모 월간지에 공개되었지만 조용히 넘어갔고, 기사화는 한참~ 몇 년 있다가 되었지요. 2005년부터인가..

p.s:까기 위해서 구라를 지어내는 경우도 있으니까 무조건 기밀유출이라고 믿으면 낭패를 봅니다..
Commented by 김우측 at 2009/06/22 21:02
maxi님. 이전 덧글을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좋을 "때"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 비율로 따지면 1:9 내지는 2:8 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Commented by udis at 2009/06/22 20:32
음...답글을 올려야 예의인데 아시다시피 요 며칠 제 블로그가 엉망이네요. 정리 좀 되면 올릴게요.
Commented by 김우측 at 2009/06/22 20:33
사정은 봐서 알고 있습니다. 천천히 하셔도 되니, 답글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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