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그에 따른 이번 여름의 예상

포스팅을 보고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이번 여름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러브앤피스님의 "영웅으로 죽거나 오래 살아서 악당이 되거나"에 100% 공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관계는 중요치 않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결백은 완벽해졌으며, 이명박 정권의 반노정서는 사라질 수 밖에 없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죽어서 영웅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어디까지나 저의 졸렬한 예상에 불과합니다만, 저는 앞으로 이번 여름의 전개가 다음과 같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덕수궁 분향소 앞에서 보여졌듯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타살설과 책임문제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반대집회로 이어지겠죠. 이는 촛불집회에게 커다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09년의 촛불집회는 성공할 수 없다. 에서 나는
"2009년의 촛불집회가 무엇인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면 다음의 것을 해야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1. 일반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주제를 일관되게 주장
2. 집시법의 개정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그의 죽음에 대한 책임논란과 공방에서, 촛불집회는 정치적 타살설을 주장하는 것으로,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반대집회를 할 명분을 얻을 수 있고, 또한 그러한 명분은 일반시민들(노무현 전 대통령을 싫어했던 사람은 제외)에게서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주제가 될 것입니다. 이미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웅화와 더불어, 이러한 집회가 열리는 것은, 작년의 쇠고기 수입반대만큼 넓은 호응을 얻기는 어렵겠지만, 쇠고기 수입같이 약간은 막연한 문제보다, 훨씬 더 가깝게 알던 사람(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관한 것이기에, 집회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몰입도는 작년보다 더 높을 수 있고, 훨씬 더 감정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집회 참가자들의 충성도는 작년집회보다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아직은 2번 집시법의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미 현 정부는 도심 대규모 집회를 원칙적으로 불허하겠다고 공표한 이상, 촛불집회와 경찰간의 충돌은 피할 수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촛불집회 참가자 개개인이 작년보다 훨씬 더 깊은 감정을 가지고 집회에 참가하게 되는 이상, 꽤 강한 반정부구호를 외치는, 어쩌면 또다시 너무나 당연하게 "이 모든 것이 이명박 대통령 탓이다"를 외치며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상당한 마찰과 폭력도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검찰에서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조사결과나 지난 수사결과등에 대한 발표, 혹은 수사를 이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한 조사가 이어질 경우, 이미 "이 모든 것은 이명박 탓이다"를 외칠 준비가 되어있는 촛불집회는, 그것의 결과가 어떠한 것이던 간에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어집니다. 따라서 검찰은 조용히 집회가 수그러들때까지는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겠지만, 그럴 리는 없겠죠.

또한 촛불집회와 경찰이 충돌하는 동안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박근혜측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박근혜의 정치행보가 어느쪽으로 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입장이 되기보다는, 촛불집회에 대한 현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면서, 현 정권에게 정치적 치명타를 가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한나라당 안의 주도권을 단번에 친박계로 이끌어올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반노정서는 사라지고 친노정서가 부활한 가운데, 현 정권은 작년과 같이 촛불집회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촛불집회와 친노세력은 경찰과 충돌함으로써 서로 상처입고 소모되는 가운데, 법원의 움직임이 큰 변수를 가을이나 겨울께에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서 이익을 취하는 쪽은 민주당과 박근혜측이 되겠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버리듯이 떠났던 민주당이 이익을 얻는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은, 민주당도 그정도로 바보는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전 대통령의 죽음마저도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정치인의 숙명입니다만,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괴로움 끝에 자살을 선택한 것은 인간으로써의 슬픈 선택이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정치인 노무현에게 있어서, 그의 죽음은 아마도 정치인으로써 "신의 한 수"에 가까운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죽어서 영웅이 되거나 살아서 악당이 되거나의 갈림길에서, 죽음을 선택한 그는 과연 역사에 어떠한 대통령으로 기록될까요. only time will tell..

하지만 2009년 여름에 확실한 것 하나는, 죽은 노무현이 살아있는 이명박을 압박하는 꼴이 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마치 제갈량과 사마의가 생각나는 대목입니다만, 삼국지에서의 진정한 승자는 제갈량도 사마의도 아닌 진나라로 삼국을 통일한 사마염이었죠. 2009년 여름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일까요? 현재로써는 박근혜가 가장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손학규가 강유가 될지, 유시민이 강유가 될지는 조금 더 기다려보아야 하겠습니다만, 저로써는 강유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별로 놀라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던,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임기를 훌륭히 마쳤던 노무현 전 대통령님.
이제는 편히 쉬시길 바라겠습니다.

by 김우측 | 2009/05/23 22:23 | 뉴스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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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담배연기 at 2009/05/23 22:26
꼭 오늘 이런글을 쓰셨어야 했는지;;
Commented by kamu at 2009/05/23 22:42
저랑 생각이 비슷하시네요 -_-; 사람이란게 참 감정적으로 공감을 하게 되면
물불안가리게 되는게 ...객관적으로 결론을 내리기 힘들게 되니까요.
일반 대중들도 다른 정치인에 비해서는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에게 감정적인 공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소고기파동 때는 집회에 꼭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크지 않았지만(소고기 보다는 폭력진압에 화가났죠;) 앞으로 정부의
행보가 이 일을 계기로 시민을 억압하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집회에 꼭 나갈것 같군요.
이때까지 역사적으로 큰 사건으로 번지는 일도 예기치 못했던 누군가의 죽음과 그 이후
변변치 못한 대응으로 인한 갈등으로 인해 확대되는 경우도 많있죠.
앞으로가 더 스펙타클 할꺼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항해자 at 2009/05/25 00:25
저도 이 글과 의견이 비슷합니다. 후폭풍으로 일어날 갈등의 양상이 이명박정권 내내 고착화되면

이명박대통령은 역대대통령 중 가장 긴 레임덕을 겪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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