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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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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문국현?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은 지난 2005년 직접 만나본 적이 있었다. 고위경영자 학위과정에 초청강사로 와서, 유한킴벌리 회사에서 이룬 혁신등에 대한 강의였다. 꽤나 인상적인 강의였다. 그 당시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유한킴벌리 갈까..를 잠시동안이지만 심각하게 고민했었으니까 말이다. 강의내용은 요즘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니는 내용이니 굳이 여기에서 다시 적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강의가 끝나고, 개인적인 배경을 조금 활용해서 직접 찾아가서 더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문국현 사장은 그 당시 분명 유한킴벌리의 CEO였지만, 이미 정치적인 행보를 하고 있었다. 초청강의등에 기꺼이 응하면서 접촉을 넓히고, 많은 시민단체에 참여하는 등, 꽤 오래전부터 착실히 정치계를 기웃거리면서 답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 확실히 나왔다. 과연 그의 출마가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조심스레 한번 생각해본다. 한번의 강의와 한번의 만남으로 문국현 후보에 대해서 얼마나 알 수 있느냐고 물으면 별로 할 말은 없지만, 적어도 현재 대통령 선거 후보들 중에서는 그래도 내가 잘 알고 있는 후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보기에도 문국현 후보는 훌륭한 기업인이었고, 훌륭한 사람이다. 이 사람이 앞으로 정치를 해나간다면 아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문국현 후보가 나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꼭 내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나는 문국현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이번에 출마하게된 진정한 의도를 알고 싶다. 정말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출마를 하였는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할 것은 알고 있지만 출마에 의의를 두고 그것으로 한국정치가 약간이나마 바뀌는 것을 계기로 앞으로 정치활동을 계속해나가기 위함인가, 혹은 후보 출마 이후 다른 이와 합세함으로써 정치적 실리를 추구하려 하는 것인가. 다른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으나, 현재 내가 생각하기에 가능한 시나리오는 앞서 적은 3가지이다. 1. 나는 정말 대통령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될 거다. 만약 문국현 후보가 자신이 진정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출마하였다면, 나는 약간 실망할 것 같다. 분명 문국현 후보가 출마선언을 한 시점은 나쁘지 않았다. 한나라당 경선이 끝난 이후, 이명박 후보로 결정 난 후, 약간의 소강상태에 출마를 발표하고, 이명박 후보와 비교와 비난을 통해서, 현재 가장 강한 후보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견제로 지지율을 높이려는 시도 자체는 유효했다고 생각한다. 경제에 관한한, 문국현 후보는 현재 대통령 후보들 중에서 그 누구보다도 전문성을 지니고 있으며, 큰 발언과 영향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경제인 배경을 가지고 이명박 후보에게 유일하게 맞설 수 있는 후보이다. 하지만 그것이 동시에 문국현 후보의 가장 약한 점이 된다. 문국현 후보는 분명 유능한 기업인이라는 것은 증명이 되었으나, 그의 정치적 능력은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이명박 후보는 정치판에 끼어들어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이미 역임했다. 한국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서울시장을 역임했고, 또 그간 성공적으로 몇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것은, 바라보는 사람의 호불호를 지나서, 그 사람의 경험과 행정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문국현 후보에게는 이러한 경험이 전혀 없다. 혹자는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을 누가 예상했느냐면서, 이번에도 문국현이라는 다크호스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하지만, 그건 전혀 다른 얘기다. 노무현은 2001년 11월 당시 지지율이 2%였다. 그리고 열린우리당 경선이라는 당시로써는 큰 이벤트를 거치면서, 열린우리당의 대통령선거 후보로 입후보 할 수 있었고, 그러한 경과를 국민들이 다 지켜보면서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공부할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후보가 된 이후에도, 노무현이라는 후보를 더 알게되면서 일전에 청문회때 열정적으로 거칠게 나오던 변호사임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렇게 노무현에게는 시간과 회상할 수 있는 기억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라는 1:1 구도가 있었다. 그러나 문국현 후보에게는 그것이 없다. 만약 끝까지 대통령 후보로써 홀로 임하고, 범여권등과의 합체가 없다면,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은 3~10%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최대 5%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문국현 후보가 지금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점등을 생각할 때, 그리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구도에 식상한 사람들도 생각할 때 10%도 불가능한 수치만은 아닐것 같다고 생각한다. 문외한의 생각이지만, 나는 나름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생각은 문국현 후보측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문국현 후보가 진정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나왔다면, 그들에게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큰 수단이 있을 수 있거나, 아니면 그저 너무나 순진하게 정치에 임했다고 생각하고 약간은 실망할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당선이 된다 하더라도, 나는 너무나 불안할 것 같다. 2. 출마에 의의를 두겠다. 두번째 가능성은, 문국현 후보가 실제로 당선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출마가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고, 장기적인 정치적 포석에서 금번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왔다는 생각이다. 최근 문국현 후보의 인터뷰등을 읽어볼 때, 이러한 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 대목들을 상당 수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이것이 가장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문국현 후보가 이러한 생각으로 대통령 선거에 임하고 있다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 1번과 결과적으로는 같을 수 있지만, 내가 볼 때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3. 다른 세력과 합세하여 대통령을 노리거나, 혹은 거래를 통해 실리를 취한다. 문국현 후보의 진실성이 돋보이는 것은, 문국현 후보는 기존 정치세력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국민이 정치판에 있는 정치인들을 좋게 봐줘야 정치꾼 혹은 사기꾼 정도로 밖에 보지 않는 슬픈 현실에서, 문국현 후보의 현재 모습은 깨끗한 이미지와 함께 구식 정치의 틀에서 벗어나 과감한 개혁을 일으켜줄 사람으로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만약 현실적인 지지율을 얻기 위해서 혹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 어떠한 방법으로든, 예를들어 어떠한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한다던가, 혹은 범여권 후보와의 다른 경합으로 단일후보화를 한다거나 등의 행위는 문국현 후보 출마의 진실성을 가리게 될 것이다. 사실 범여권 후보와의 단일후보화를 통해 이명박 후보와 1:1의 구도로 겨루는 것이 문국현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나는 엄청난 실망을 할 것이고, 절대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미 문국현 후보 자신이 얘기해온 이념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고, 기존의 정치인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음을 몸소 보여주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4. 그의 의도는? 만약 문국현 후보의 의도가 2번이라면, 그는 나의 지지를 얻을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둘이라면, 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당연히 아직은 알 수가 없다. 직접 찾아가서 묻지 않는한은. 그래볼까도 좀 심각하게 고민해봤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앞으로 4개월간 그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과연 그가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가, 그로 비추어 볼 수 있는 그의 진정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찾아가서 직접 물어볼 수 없는 입장이기도 하고..) 아직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상하기는 한참 이르다. 그리고 지난번 선거가, 대통령 선거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는 것도 충분히 보여줬다. 문국현 후보의 대통령 선거 결과는 나에게 있어서도 큰 관심사이고 앞으로 매우 관심깊게 지켜볼 것이다. 나는 분명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중에서 한명을 골라 나의 한표를 선사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문국현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는. p.s. 각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들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다음 대통령은 반드시 국제감각을 가지고 외교수완이 뛰어난 사람이기를 바라고 있다. 국내경제에만 신경써서는 안될 시대이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 첫째, 외교능력, 둘째, 안보능력, 그리고 셋째로 경제능력이라고 나는 꼽는다. 문국현 후보도 세번째는 역설하고 있지만, 첫번째 두번째에 대해 아직 답하지 않았다. 듣고 싶다. 이명박 후보의 것도 함께. |